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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김민주

신동 대학로 무단투기, “종량제 봉투 크기가 너무 커요!”

최종 수정일: 2019년 6월 11일

익산 원광대학교 앞 신동 일대에는 수 천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모여 살고 있다. 신동 대학로는 여느 대학거리와 다름없이 청춘들로 가득해 활기차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단 투기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동 원룸촌은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담아 투기하는가 하면 음식물이 가득 담겨있는 배달용기도 아무렇지 않게 던져져 있다. 원광대학교는 타 지역 출신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원광대학교가 위치한 신용동, 신동 일대에는 타 지역 출신 학생들의 부모님, 친척, 친구 등 외부인의 출입이 잦은 편이다. 외부인의 출입이 잦은 만큼 신동 대학로는 익산을 대표하는 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곳에 무책임하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거리에 즐비하면 익산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셈이 된다. 그리고 신동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생활환경도 거리환경과 악취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쓰레기가 투기되어 있는 곳에 적혀진 ‘CCTV 촬영 중’, ‘쓰레기 불법 투기 시 과태료 100만원’이라는 안내판도 소용이 없는 것을 보면 이 안내판은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사의 목적은 신동 대학로 원룸촌의 쓰레기 무단투기 실태를 고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 관계자, 신동 거주민, 신동 원룸 건물주와의 인터뷰를 통해 쓰레기 무단투기 억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에 대한 해결책을 도모하기 위한 공론장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사진1 - 대학로에 무단투기된 쓰레기들1

사진2 - 대학로에 무단투기된 쓰레기들2

- 시민은 공무원 탓, 공무원은 시민 탓


익산시는 시민의 잦은 민원에도 쓰레기 무단투기에 미온한 대처를 보였다. 쓰레기 불법 투기 취약지역에 CCTV를 확대 설치해 쓰레기 불법투기 량을 대폭 줄인 속초시와 쓰레기 불법 투기 지역에 대대적인 수거작업을 벌이고 상습 투기지역에 화단을 조성하는 게릴라 가드닝 행사를 추진한 평택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익산시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 방식에 대한 질문에 음식물류는 음식물 전용 용기에, 생활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품은 투명한 봉투에 담아 종류별로 집 앞에 분리배출 하도록 유도,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활용 쓰레기 상습 투기 지역에 재활용 분리수거대를 설치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인근 주택에서 설치를 반대하기도 하고, 분리수거대 관리자가 없으면 그 곳이 불법 투기 쓰레기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 신청한 원룸 대상으로만 분리수거대를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동 대학로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과 건물주에게 이 사항에 대해 묻자 하나같이 처음 는 소리라는 반응이었다. 신동 대학로에 3년째 거주 중이라는 뷰티디자인학부 3학년 오모양은 “익산에서 3년동안 거주하는 동안 익산시 차원에서 쓰레기 배출에 대해 대학로 거주민에게 요청하고 지시한 사항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신동 A원룸의 건물주로 있는 석모씨도 “요청한 원룸에 대해 분리수거대를 보급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나는 개인 사비로 분리수거대를 설치했는데 만약 그 사실을 알았다면 이미 신청했을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쓰레기 배출에 대한 시 자체의 어느 정도의 대책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시민들에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허울 뿐인 정책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 또 시 자체에서 마련된 쓰레기 대책도 쓰레기 무단 투기에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는 타 시와 다르게 극히 평범한 정책만 마련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됐다.


시 관계자에게 효과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억제한 속초시, 평택시의 정책을 제시하며 익산시에서도 이러한 혁신적인 쓰레기 투기 근절 정책을 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묻자 “타 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좋은 정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당장 시행하기에는 예산적 문제가 크다”며, “앞으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때 타 시의 정책을 적극 참고해 우리 시의 쓰레기 불법 투기를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쓰레기 불법투기에 관한 민원이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 점검과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인력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시민들의 도움 없이는 쓰레기 불법투기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니 ‘나 하나쯤이야’라는 의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크기가 너무 커요!


전국의 쓰레기 상습 불법투기 지역을 살펴보면 대학생들이 모여 살고 있는 대학가 원룸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대학교 원룸촌에 쓰레기 불법투기가 일어날까에 대한 고찰이 있던 차에 한 학생에게 재미있는 가설을 얻을 수 있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크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사진3 - 인터뷰 중인 김모씨

원광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김모씨는 "일회용 봉투 사용 전면 금지로 인해 마트에서 대신 판매하는 재사용 종량제 봉투를 자주 이용했다"고 밝혔다. 재사용 종량제 봉투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다 보니 금전적 문제도 느껴지고 20리터라는 봉투의 크기가 너무 커서 봉투를 다 채우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2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를 다 채운다면 채울 수 있겠지만, 혼자 살기 때문에 2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를 다 채우려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가 걸리는 것 같다”면서 “쓰레기를 채우는 동안에 풍기는 악취와 꼬이는 벌레 때문에라도 종량제 봉투 보다는 크기가 작은 일반 봉투에 버리는 것이 금전적으로 부담도 안되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만약 1리터, 2리터짜리 종량제 봉투가 나온다면 사용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대학생활 내내 대학로에 살고 있는데 쓰레기 무단투기로 처벌 받는 사람은 한 명도 못봤다”고 말하면서 “아무리 작은 종량제 봉투가 나오더라도 돈을 주고 구매해서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평소에 편의점에서 몇십원이면 살 수 있는 봉투를 크기도 더 작은데 몇백원 주고 사서 사용하라는 것은 생활비가 넉넉치 않은 대학생에게는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금전적이든 생활환경이든 손해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진4 - 신동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종량제 봉투(오른쪽부터 5리터~30리터 순이다.)

인터뷰 내용을 보니 어폐가 있다고 느껴졌다. 종량제 봉투의 크기가 크다면 작은 크기의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래서 익산시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종량제 봉투를 조사해봤다. 익산시 내에서 판매하는 종량제 봉투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의 종량제 봉투는 3리터였는데 신동 대학로 내 종량제 봉투 취급점 15곳을 조사한 결과 3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요가 적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국적으로 봐도 환경부가 2005년에서 2015년의 전국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량을 비교해봤을 때, 5리터 봉투는 2400만장으로 약 2배 증가했지만 20리터 봉투는 2억8900만장에서 2억 600만장으로 약 29% 감소했다면서 소용량 종량제 봉투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가 대부분인 신동 대학로에서 소용량 종량제 봉투를 다양하게 판매하지 않고, 또 소용량 종량제 봉투는 낱장으로도 잘 판매를 안 해 대학생들에게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라는 인식이 박힌 종량제 봉투의 구매 의사를 막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론도 해볼 수 있다.


만약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공급 무단투기의 근본적인 문제라면 종량제 봉투의 무상 공급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물론 모든 대학로 거주민에게 종량제 봉투를 무상으로 공급하라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익산시에 전입하는 학생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한 학기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때 장학금 10만원과 더불어서 3리터짜리 종량제 봉투 30장 정도를 매 학기마다 지급을 한다면 학생들의 종량제 봉투 사용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3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도 장당 100원 미만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시의 예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고, 대학로 거주민들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 대학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 취재를 해본 결과, 결국 문제는 시와 시민의 소통의 부재였다. 시에서는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에 대한 자체적인 정책이 있었지만 시민들이 그것을 알지 못해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더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시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량제 봉투의 크기가 쓰레기 무단투기를 촉발한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가설도 얻을 수 있었다.


쓰레기 무단투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올바른 시민의식이 갖춰져야 하겠지만, 시 차원의 실질적 지원과 더불어서 강력한 처벌이 동반되어야 한다. 매번 민원을 신청할 때마다 돌아오는 예산 탓, 인력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시민이 살기 좋고, 계속 살고 싶어하는 익산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단속과 직접적인 계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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