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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정 윤

대학축제 주점, ‘방관? or 자유?’ 입장 차이에서 초래한 갈등

최종 수정일: 2019년 6월 11일

1.도입부

매년 딱 한번, 대학생들의 설렘과 열정을 집약한 ‘대학 축제’가 개막한다.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즐긴다. 같은 동아리 원들 또는 학생회 등 마음 잘 맞는 이들과 함께 음식 및 음료를 판매하기도 하고 색다른 콘셉의 프로그램을 참가하기도 한다. 또 초청 연예인들의 무대를 보며 젊음을 맘껏 즐기기도 한다. 이들은 축제를 통해 주위에 사람들과의 친목도모, 결속의 함양뿐만 아니라 열심히 분주하게 살았던 지난 자신들을 위로하고 미래의 장애물을 넘고 힘껏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쌓는 계기를 얻고는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축제는 대학생들에게 청춘이자 긴 학업을 롱런(Long-Run)하기 위해 잠시 쉬었다가는 휴게소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졸업한 이들이나 기성세대들에게는 청춘에 대한 추억을 회상시켜주며 청소년들에게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몇몇 프로그램들은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며 세대 간의 화합에 장으로 볼 수 있다. 대학축제가 이러한 점에서 넓은 의미로는 지역축제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2. 대학축제 기원과 주점 금지령

과거 대학축제는 1956년 10월에 신흥 대학교(경희대학교 전신)의 제1회 ‘대학제’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 이후 여러 대학에서 학원제, 대학제 등의 이름으로 대학축제가 개최되었다. 1960년대의 대학축제는 마라톤, 쌍쌍파티, 메이퀸(여왕) 선발대회 등 행사 위주로 진행되었다. 60년대 후반에 들어 외부인사 초청 학술대회, 발표회 등 학술제의 성격이 더해졌고, 70년대에 들어서 학술제, 예술제, 체육제 등 축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림 : 제 1회 대학제

1960~70년대에 이화여대,

숙명여대, 수도여자사범대학교(세종대학교 전신) 등에서 개최된 여왕선발 및 대관식은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되기도 하였다. 과거의 모습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경우도 있지만 현대에 들어와 점점 변화해갔다. 현재 축제는 동아리 또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개성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패션 관련 학과에서는 패션쇼를 열기도 하고 화학과에서는 탈취제나 비누를 만들기도 하며 수공예품 동아리에서는 자신들의 작품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관련 없는 학과나 동아리 일지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음식이나 체험거리들을 구경 오는 손님들에게 판매한다. 또 총학생회에서는 다양성을 위해 전문적인 푸드트럭을 섭외한다. 그리고 해가 지는 저녁, 밤이 되어서도 연예인 섭외, 학생들의 자발적인 주점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낮, 밤 상관없이 모두가 제약 없이 한 마음으로 즐겁게 노는 축제분위기를 형성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축제 내 주점운영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교육부와 국세청은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문을 각 대학에 전달했고 “대학생들이 학교축제 기간 동안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것은 주세법을 위반하는 것이다.”라는 ‘주점 금지령’의 내용이 포함되어있었다.


그래서 교육부는 공문에서 “학교축제 기간 주류 판매 관련 법령을 준수해달라.”며 요청했다. 이러한 교육부의 방침 때문에 대학생들의 의견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학 입학 전 가장 기대했으며 대학축제

그림 : 교육부의 공문

때 꽃인 축제 내 주점을 막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영리를 취하는 목적보다는 축제를 즐겁게 즐기기 위한 목적이 크다.” 라는 주점금지령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도 있는 반면에 “축제시즌마다 고성방가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는데 없어져서 괜찮은 것 같다.”, “축제를 술 문화로 형성되는 것이 아닌 건전한 새로운 문화로 형성되는 것 같다.” 등 주점금지령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 의견차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갑론을박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야 너네 취업하면 그 지겨운 술 겁나 먹게 될 거야 그냥 지금부터라도 몸 사려놔.” (네이버 rain****), “이래 놓고 취업해서 상사들이 술만 먹인다고 짜증이나 내지마, 제발 좀 공부할 땐 공부만 해라” (네이버 yshm****) 등 찬성측 의견과 “에이 그래도 축제는 주점이지~” (네이버 king****). “왜 우리들은 대학교 축제 때 실컷 술을 먹었으면서, 후배들에게 먹지 말라고 할 자격이 있는가?” (네이버 muld****) 등 반대측 의견 등 일반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토론하고 있다.


2. 대학축제의 주점 통제 필요

먼저 찬성측의 의견이다. 이들은 대학 축제 내 주점 통제에 관해 찬성하며 술 문화가 아닌 다양하며 개성 있는 문화를 정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1). 대학축제 내 주점운영은 대학생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왜 대학생들에게 술 판매를 금지시키는지를 확인해 보아야한다.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청에 신고하여 주류 판매 관련한 면허를 획득해야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주세법에 따라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판매한 자는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즉, 신고 없이 판매하는 것은 불법을 행하는 것이며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은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주민등록증에 빨간줄이 생긴다는 것은 대학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설계하기 위해 학업에 열중하며 발전하는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또 그들이 꿈을 향해 달려갈 때 분명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러한 현상을 미리 막고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행하는 것이다.


(2). 대학축제에는 술 때문에 사건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축제 분위기라고 생각나는 이미지는 강력한 비트와 눈부신 조명들 그리고 고조되는 감정들이다. 이곳에 술이 함께 한다면 분위기에 휩싸여 기존 자신의 주량보다 많이 먹게 된다.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신모(23·남)씨는 “예전에는 축제가 시작하면 지나가다 학교 안에서 굴러다니는 술병이나 토사물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했었는데 축제 내 주점 금지 공문 이후로는 안보여서 너무 좋다.”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종종 보였다. 그러한 미화적인 부분 말고도 술 때문에 학생들 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군기문화’, ‘폭행’, ‘갑질’ 등 악습들로 이어진다.

그림 : 학생들의 준비하는 모습

주점을 준비하거나 운영하는 과정에서 참가하기 싫은 이들도 존재하지만 선배들과 동기들의 눈치 때문에 억지로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일부로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한 대학 축제 메뉴판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으키고는 했었다. 15년도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축제 주점에서는 오원춘 사건을 따서 ‘오원춘 세트’를 판매하기도 했고 또 다른 대학에서는 듣기만 해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이름들의 메뉴들을 내거는 등 지나치게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해 여론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점 금지령을 통해 앞으로 벌어질 사건사고들을 미리 예방가능 할 뿐만 아니라 부정적으로 흘러가던 대학축제의 의미에 변질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학생회와 주류업체 간의 리베이트를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자리 잡았다.

그림 : 오원춘세트 판매 주점 / 선정적인 주점 홍보

(3). 대학 축제가 술 문화만 남아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 축제하면 주점을 먼저 연상한다. 즉, 대학축제에서 술이라는 문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앞서 도입부에서는 축제를 학업과 대학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임시 휴게소로 비유를 했었다. 하지만 축제 때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도구를 술로 한정 하는 것도 문제로 뽑을 수 있다. 주점금지령 이후 여러 학교에서는 주점을 대신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원광대학교에서는 놀이기구 업체를 섭외해 교내에 설치해 체험거리를 늘리기도 하고 모 대학에서는 주점 대신 그 자리에 피크닉 존을 설치에 축제를 즐기면서 힐링 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토끼를 잡았다.

그림 : 쿨드링커 활동 모습

또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쿨드링커’라는 단체는 몇몇 학생들을 중심으로 축제에서의 건전한 술자리 문화를 강조하며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오술마놈(오 술 좀 제대로 마실 줄 아는 놈이네?)’이라는 주제를 잡고 5월 한 달 동안 전국 8개 대학 캠퍼스에서 건전음주 캠페인을 전개했다. 오술마놈은 밀레니엄 세대의 유행어인 ‘오놀아놈(오 좀 놀 줄 아는 놈인가?)’에서 착안한 용어로서 ‘건전하고 책임 있는 음주를 즐기는 문화를 아는 자만이 제대로 술을 마실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뜻을 담았다. 이렇듯 주점 금지령이라는 계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지속적인 홍보 속에서 과거 술 문화만 남아있던 축제를 근절하고 체험적이고 건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2. 대학축제의 술 문화, 대학의 자유 보장과 하위문화로서 이해의 필요성


다음은 반대측 의견이다. 이들은 대학 축제 내 주점 통제에 관해 반대하며 이러한 통제는 학생들의 자유권을 박탈한다고 주장한다.


(1). 18년도 등장한 주점금지령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18년도 5월, 대학 축제 준비에 바쁜 시기에 교육부에서는 국세청의 요청에 따라 각 대학에 주류 판매 관련한 법령에 대해 공문을 보낸다. 하지만 한창 축제 준비를 진행 중이던 시기라 대학에서도 확실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고 학생들도 혼란에 빠졌다. 결국 누군가가 국세청에 인하대 학생회 학생들이 축제기간동안 면허 없이 술을 판매했다는 제보를 하여 조사가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학생회한테 술을 공급한 도매업자는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학생회 학생들은 추후에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받고 과태료 부과를 유예 받았다. 하지만 제보 받은 대학만 처벌하고, 그렇지 않은 대학은 처벌하지 않은 모습에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 관련하여 불만이 나타났다.


(2). 이러한 통제는 그저 정부의 ‘탁상행정’ 일 뿐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국세청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와 공문을 발송한 것 뿐"이라며 "학생들이 학사 관련 부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술 판매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권한은 제한적이다"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그동안 현행법령과 괴리가 있어 추진을 못하다가 주류 판매에 대한 민원 등이 발생해 지난해부터 실행에 옮긴 것"이라며 "건전한 축제 문화를 만드는 것은 교육부에서 전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 : 원광대학교 축제 주점

이렇듯 한 부서에서 책임지고 이끄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다. 또 주점 금지령이 공문으로 내려오자 가지각색의 편법들이 등장했다. 입장료를 내면 술을 무료로 준다거나 술을 마시고 싶으면 직접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와서 먹어야하는데 돈을 주면 술을 대신 사다주는 심부름꾼이 등장하기도 했다.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비로 쓰였던 축제 수입들이 자연스럽게 편의점이나 마트로 옮겨가는 행태였다. 실제로 마트나 편의점들은 평소보다 주류 매출이 3배~20배정도 뛰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주류 판매에 관한 면허가 없으면 판매하지 못하는 주세법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지만 학생들의 노점상에서 음식판매 관련된 식품 위생법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가해지지 않는다. 이렇듯 현재 주세법 관련 공문은 단편적이며 수정이 필요한 막연한 대학생들에 대한 통제로 보인다.


(3). 대학 축제에서 술을 마신다고 전부 다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림 : Diageo korea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건전음주 10년의 변화’

대학축제 주점에서 단지 술을 판매하는 것 때문에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하는 것은 고정관념과 그들의 대한 차별이다. 술집에서 술을 마셔도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혹자는 이러한 질문을 할 수 있다. “통제할 인원이 학생이라서 더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닌가?”, “축제주점에서는 선배들의 갑질과 군기문화 등이 분위기에 휩쓸려 더욱 쉽게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과 다르게 대학생들의 술자리 문화는 점점 변화하고 있다. Diageo korea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건전음주 10년의 변화’에 대해 만19~38세 남녀 대학생 및 대졸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었다. 아래 표를 보았을 경우 점차적으로 음주문화에 인식의 변화와 개선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3. 요약

필자는 낭만을 위한다는 이유로 범법을 하며 대학 내 주점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관행적인 대학축제 내 주점에 대해서는 현시대에 알맞은 법률적, 제도적 환경에 개선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재 나온 조치사항으로 올라온 교육부의 공고문에는 조속했던 점이 없지 않았고 안전하고 건전한 대학축제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정사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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